0. 아침에 구글 rss 버튼을 달려다가 스킨을 통째로 날려 먹어서(대체 뭘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느냐고 따지면 지는 겁니다 -_-;;) 이참에 새 스킨으로 갈아 탔습니다. 남자가 스킨을 바꾸는 일이 여자가 머리를 자르는 일만큼의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서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딱히 굳은 각오 같은 걸 드러내려 그런 건 아니니 이용에 착오 없으시길 바라며...-_-;;


1. 뭐 다들 알다시피 종교적 믿음은 왕왕 상식이나 지식과는 따로 놀게 되는데, 이는 종교적 믿음의 속성상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재현과 입증을 통해 '틀린 거' 빼고 남은 것만 믿자는 과학적 믿음과는 달리, 종교적 믿음은 먼저 '옳아야 하는 걸' 정해놓은 다음 나머지를 그 틀에 다 끼워맞추는 식으로 형성된다. 때문에 과학적 믿음은 여지껏 다 맞다가 한 번이라도 틀리면 나가리되버리지만 종교적 믿음은 어떤 반증과 모순이 발견되도 부서지지 않는다. 아니, 부서질 수가 없다. 여기 대해서는 칼 세이건이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에서 멋진 예시를 들어 놨으니 다시 한 번 읽어보자.


"불을 뿜는 용이 내 차고에 살고 있다."
 내가 진지하게 그런 주장을 한다고 가정해보자(나는 심리학자 리처드 프랭클린의 집단 치료법을 따르고 있다). 물론 여러분은 직접 살펴보고 싶을 것이다. 용에 관해서는 수세기동안 수많은 이야기가 나왔지만, 실제 증거는 하나도 없었다. 이것은 대단한 기회가 아닌가!

 "한 번 보여주세요" 라고 여러분은 말한다.
 나는 여러분을 차고로 안내한다. 안을 들여다보니 사다리와 빈 페인트통과 오래 된 세발자전거가 보인다. 그러나 용은 보이지 않는다.

 "용은 어디 있나요?" 여러분이 묻는다.
 "오, 용은 바로 여기 있습니다." 나는 막연히 손을 흔들면서 대답한다.
 "이 용은 보이지 않는 용이라는 것을 이야기하지 않았군요."
 여러분은 차고 마룻바닥에 밀가루를 뿌려서 용의 발자국을 포착하자고 제안한다.
 
 "좋은 생각이네요." 내가 말한다.
 "그런데 이 용은 공중에 떠다녀요."
 그러면 여러분은 적외선 감지기를 사용해서 보이지 않는 불을 탐지하려고 들 것이다.

 "좋은 생각이지만 보이지 않는 불은 열이 없어요."
 여러분은 용에게 스프레이 페인트를 뿌려서 보이게 만들려고 할 것이다.

 "좋은 생각이네요. 그런데 이 용은 형체가 없어서 페인트도 묻지 않아요."
 기타등등. 나는 여러분이 제안하는 모든 물리적 검사에 대하여 왜 그런 것들이 효과가 없는지를 특별한 설명을 제시하여 응수한다.

(중략)
 일이 다른 식으로 진행된다고 상상해보자. 용은 보이지 않지만, 여러분이 지켜보는 동안 밀가루를 뿌리면 발자국이 만들어진다. 적외선 탐지기는 떨어진 비늘을 잡아낸다. 스프레이 페인트는 공중에 아래위로 올록볼록한 벼슬을 눈앞에 드러나게 한다. 용의 존재-보이지 않는 용은 말할 것도 없이-에 관해 얼마나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거나에 상관없이, 여러분은 이제 여기에 뭔가가 있다고 그리고 잠정적으로 그것이 보이지 않는 불을 뿜는 용과 일치한다고 인정해야 한다.

(중략) 다행히도 이제 밀가루 속에서 공룡 크기의 발자국이 보고된다. 그러나 그 발자국은 회의론자가 보고 있을 때는 전혀 만들어지지 않는다. 정밀 조사 결과 발자국이 가짜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주는 대안적인 설명이 등장한다. 또 다른 용 열광자가 불에 탄 손가락을 내밀며 용이 뿜어낸 불길이 드물게 물리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번에도 다른 가능성이 존재한다. 보이지 않는 용의 숨결 이외에도 손가락을 태우는 방법들이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 그런 증거- 용 지지자들이 그것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든 상관없이- 는 결정적인 증거와는 거리가 있다.


-칼 세이건,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中


이걸 부숴버리는 방법은 그런 믿음이 존재할 수 없는 모든 경우의 수를 다 까발려 놓는 것 뿐인데, 그건 애초부터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설령 진지하게 그런 시도를 하는 사람이 나오더라도 위와 같은 일을 겪게 될테니 하루도 지나지 않아 복장이 터져 죽어버리고 말 것이다. 누가 뭐라고 찧고 까불든 방긋방긋 웃으며 "그건 아직 당신이 잘 몰라서  그래요. 신의 일은 인간의 몸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법이랍니다" 이런 식으로 나올 테니까.
원래 그렇다는데 어쩌라고... 아뭏든 이렇게 맞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마냥 믿어주긴 뭔가 찜찜한 이야기들을 종교계에서는 일반적으로 교리라고 부르고, 이걸 한 데 모아 놓은 책을 경전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교리와 경전은 차륜전을 펼치며 사이좋게 서로의 권위를 세워준다.

1. 경전에 나와 있는 말은 모두 진리이다.
2. 왜냐면 경전에 나와 있으니까.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든다면 기분탓입니다 -_-;; 이 얘긴 이따가 다시...).

이런 맥락에서 "경전에 부처님이 고기 먹지 말라고 했으니까."라는 1번의 주장이 육식금지의 가장 강력한 논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아니 다른 사람도 아니고 불교를 세운 양반이 먹지 말라카는데 설마 허튼 소리 했겠어? 하물며 그 말씀이 적힌 책들이 초희귀 한정판본이라 51구역의 창고 구석이나 용궁의 보물상자에 딱 한 권만 들어 있는 게 아니라 서점이고 도서관이고 심지어는 인터넷에까지 쫙 깔려 있는 마당이니, 니 말만 듣고 내가 어떻게 믿느냐는 군소리가 나올 여지까지도 없어져버린다. 훌륭하다.
그럼 이참에 확인해보자. 경전에서는 불자의 육식에 대해 대체 뭐라고 하고 있을까?


 “지혜를 완성한 보살은 자비를 근본으로 보살도를 실천함에 있어서 그 실천의 대상을

 일체중생으로 하기 때문에 일체의 식육을 금한다.” - <범망경>


"고기를 먹는 사람들은 설사 마음이 열리어 삼매를 얻은 듯 하더라도 모두 흉악한 귀신들인 것이다. 그들은 반드시 생사의 고통바다에 빠져서 서로 죽이고 서로 잡아먹기를 그치지 아니할 것이니 이런 사람이 어떻게 삼계를 뛰어넘을 것인가."  - <오분율>

 “살생을 하고 육식을 먹는 것은 자비의 종자를 끊는 것이므로 보살도를 닦는 수행자는  반드시 금해야 한다" - <대승열반경>



으윽, 이럴 수가. 코멘트를 달고 말고 할 여지도 없이 너무 적나라하게 나와 있다.
죄송합니다 역시 불교에서는 고기를 먹으면 안되는가봐요 ㅠㅠ


                                  (...정말 이대로 끝내는 건 아닙니다...-_-;;...)
2008/07/27 23:41 2008/07/27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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