漁, 낚았네?

감상 2008/11/17 20:47

 漁 "사죄" 지관스님 "없던 걸로.."


아무래도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스"가 좀 인상적이다. 기자님과 개인적 감정이라도 있는 걸까.

스크롤을 쭉 내려보니 훈훈한 댓글이 있길래 붙여 놓는다.


다행이군
(222.XXX.XXX.205)
2008-11-17 17:20:57
어청수의ㅡ 사과가 아니라 지관스님이 무릎꿇는 격인데...
지관스님은 사과받는 태도가 아니라 사과하시는 분 같군요.
정말 다행스럽습니다. 불교 꼬라지를 개판으로 만드는 줄 알고
걱정했습니다.
이왕이면 진짜로 무릎을 꿇고 사과를 했으면 더욱 안심했을텐데...

이제 스님들 비리 저질러도 세간에 알려지거나 공권력이
개입하는 일은 없겠군요. 앞으로 사이좋게 잘 지내세요. 그래야
불교가 편안하지요.
불교계 비리 바깥으로 알려지고 스님들이 경찰서 들락거리는 거
꼴사납습니다.
지관스님이하 여러 대덕 큰스님들 그 동안 수고하셨습니다.
크게 먹고 크게되시기 바랍니다.


아 기운빠져
2008/11/17 20:47 2008/11/17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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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막 리뷰

감상 2008/10/31 22:16
매일매일이 모험같은 하루라 인디아나 존스가 부럽지 않은 요즘이다. 흑흑

사실 문화생활을 즐긴 건 사흘 전까지의 얘기지만, 그리고 원래 예정은 짤막 리뷰 대신 본격 리뷰를 올리고 내친 김에 스고막도 한 편 더 올리는 거였지만 그저께 괴도 20면상이 다시 깜짝 방문해서 경보장치를 절단내고 문고리를 뽑아버린 후 CCTV에 엿을 먹이고 도망가는(-_-;;;) 등의 대형 사건들이 실용정부 삽질 마냥 줄줄이 터지는 바람에 차일피일 미루고 또 미루고 있었다. 결국 바쁘다는 핑계로 모처럼의 포스팅거리를 잃게 될까 두려워 그 옛날 황소 고기 먹은 날을 기념하기 위해 알타미라 동굴벽화를 그렸(지 않았을까 짐작 되)던 고대인들의 마음으로 나 같은 쫄따구도 문화 생활을 즐긴 한 때가 있었다는 사실을 남기기 위해 한 줄씩이나마 짤막 감상을 남긴다.

-에 또... 알라딘 검색 플러그인을 깔았는데 뭔가 문제가 생긴 듯. 그래서 그냥 글만 남기니까 관심있는 분은 검색해서 보세요.-


1. 저스티스 1,2,3/짐크루거/시공사

1권은 최고, 2권은 그냥저냥, 대망의 3권은 조루 엔딩. 희대의 먼치킨 그린랜턴만 빼고 얘기를 풀었어도 두 배는 더 재밌었을 텐데. 한 놈도 버거운 그린랜턴이 군단으로 나오면 악당들은 대체 뭘 먹고 살란 말이더냐. 도입부의 떡밥으로 얘기를 끌고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지만, 그러면 더 이상 히어로물이 아니겠지. 어쨌건 한 장 한 장이 다 화보니까 스토리가 부실해도 용서가 된다. 껍데기가 중후한 느낌의 인조가죽으로 만들어져 있어 지하철에서 읽을 경우 맞은편에 앉아 있는 매력적인 이성에게 지적인 이미지를 어필할 수 있다는 건 또 하나의 장점.


2. 다크나이트리턴즈 1,2/프랭크밀러/세미콜론

영화 다크나이트와는 무관하다. 구닥다리 만화라 그림은 좀 취향을 탈 것 같지만 익숙해지면 참을만하다. 감상 포인트는 슈퍼맨을 상대하기 위해 탱크에 파워드슈츠에 미사일까지 퍼붓는 배트맨의 본격 돈지랄. 논두렁 조폭이 진짜 조폭을 줘패버리고 학생회장이 문제학생을 때려 죽이는 요즘 한국사회 트렌드에 걸맞는 주제의식. 칙릿 따위는 개나 줘버리라지, 흥.


3. 대한민국원주민/최규석/창비

꼭 사라. 두 권 사라.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쥬>나 <불행한 소년>의 섬뜩함에 거부감을 느꼈던 사람이라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듯. 그나저나 딱딱하고 무서운 사람인줄 알았는데 후기에서 자뻑 멘트를 날리는 걸 보고 좀 뿜었다.


4. 오월의 밤/고골리/생각의 나무

어릴 적 세계문학전집에서 봤었던 <비이>의 강렬함을 잊을 수 없어 잡게 된 단편집.
<다음>의 책 소개를 인용하자면, <오월의 밤>은 19세기의 떠들썩하고 유쾌하며 다혈질적인 카자크인의 감수성을 잘 그려내고 있다. 그러니 <오월의 밤>이 21세기의 음침하고 썰렁하며 냉소적인 내 감수성에는 영 흡족하지 않은 것도 무리는 아닌 것이다.


5. 회의적 환경주의자/롬보르/에코리브르

지금은 개 같은 놈들의 배설장으로 변해버렸지만 한때는 정녕 스켑틱했었던 스켑렙의 추천을 보고 고른 책.
아령 대신 쓸 수 있을 만큼 더럽게 두껍고 더럽게 무겁고 더럽게 비싸지만 본전 생각 안나게 만드는 몇 안되는 책.
하지만 차가운 이성과 냉혹한 객관성 대신 끈끈한 정과 따뜻한 감성으로 움직이는 한국 사회에서는 이런 책도 읽었다고 자랑하다간 개씨발 쓰레기 상식도 없는 역적놈 현대물질문명의 앞잡이로 몰리기 딱 좋은 책.
간디나 김지하, 채식이 지구를 살린다 뭐 이딴 거 좋아하는 분은 그냥 지나가세요.


6. 궤담/이토준지/시공사

피가 튀고 머리통이 날아 다니는데도 전혀 무섭지 않은 공포만화를 그려내는 희대의 괴인 이토 준지의 신작...이라기엔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어쨌거나 난 지금 봤으니까 지금 포스팅한다. 왜 언더그라운드 번역가들이 정발판 번역가들보다 훌륭한 번역을 내놓는 것일까.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모란역에서 약속 시간을 때우려고 어정거리다 발견한 멸종 위기에 처한 만화 할인서점에서 산 책이다. 그렇게 큰 서점은 아니지만 20% 할인이 되는데다가 친절한 주인아주머니가 재깍재깍 주문품을 들여오니 시간은 많은데 돈이 없는 당신이라면 한 번 쯤은 가봐도 좋을 듯. 모란역 4번 출구에서 내려서 쭉 걸어가다가 아웃백에서 왼쪽으로 틀어 조금만 걸으면 보인다. 성남서점 031-752-1278
우리 모두 멸종 위기의 만화 할인점을 구합시다.


7. 완전무장 결벽소년 1/토우야토비나/서울문화사

작가가 고양이랑 노는 내용의 4컷 만화에 꽂혀서 충동적으로 사버렸다. 특이한 소재와 적당한 오버, 예쁘게 그려진 웃는 얼굴은 어디까지나 덤인 것이다.


8. 강특고아이들 3/김민희/서울문화사

여전히 나쁘진 않지만 난 르브바하프 시절의 개그센스가 더 좋았다. 조금만 더 두고보자.


9. 중세의 밤/장베르동/이학사

매대에서 떨이로 할인하는 책도 다 쓰레기는 아니라는 강력한 증거 사례. 별로 궁금하지도 않고 알고 싶지도 않았던 중세의 밤에 대한 여러가지 지식을 접할 수 있다. 서양 중세하면 기사들과 귀부인이 바로크 양식의 궁전 뒷방에서 연애질이나 하는 풍경이 연상되지만(나만 그런 거라면 낭패) 사람 고기 다져서 만두속으로 넣어 먹곤 했던 동양 중세나 별 다를 바 없는 시궁창같은 시대였던 것 같다. 그로테스크하고 익사이팅한 벼라별별 이야기들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38평짜리 모피 이불을 덮고 잤다는 프랑스 왕 샤를르 5세 이야기. 압권은 이런 담요를 스물네 장 정도 더 갖고 있었다는 사실 되겠다.


10. 과학, 멋진 신세계로 가는 지름길인가?(아주 특별한 상식 NN 시리즈3)/제롬라베츠/이후

매대에서 떨이로 할인하는 책은 대개가 쓰레기라는 강력한 증거 사례. 더럽게 긴 괄호 안의 소제목을 그대로 옮겨 온 건 이 문장이 책의 성격을 매우 잘 드러내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지딴에는 상식이라고 썼는데 비상식적인 내용으로 꽉꽉 들어차 있으니 아주 특별한 종류의 상식이라는 표현은 어떤 면에선 정확하다 할 수 있다. "뭔가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이해할 마음도 없지만 마냥 잘난 척하면서 까고는 싶어하는 작자가 책을 쓰면 어떤 결과물이 나오게 되는가" 같은 주제로 논문을 쓰려는 사람이 있으면 표본사례로 참고하면 좋을 듯.
이 책은 겨울이 오는 대로 불쏘시개가 될 예정이다.


11. 스트리트파이터2-파동권의 수수께끼/편집부/예문각

전단지를 나눠주는 귀여운 여고생들의 호객행위에 이끌려 사라져가는 책문화를 재조명함과 아울러 누구나 책방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설립자의 취지를 되새기기 위해 아름다운 책방 광화문점에 들렀다가 집어온 책. 차마 이 책만 내밀고 계산해달라고 할 용기가 나지 않아 읽지도 않을 존 그리샴 책을 집어 밑에 껴넣는 비굴한 방법을 통해 사올 수 밖에 없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보면 알겠지만 이십대 후반의 남자가 맨정신으로 거리낌없이 카운터에 내밀 수 있는 그런 디자인의 책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류」와 같은 스승 밑에서 자라 기술도 판박이 같았던 「켄」이 왜 눈썹은 검은 주제에 머리털은 금발인지에 관한 문제는 내 소년시절을 지배했던 오랜 화두였다. 행여 종이가방이 찢어져 만인의 눈 앞에 이 책을 들키게 되지는 않을까하는 염려에 종이가방을 가슴에 꼭 안은 채,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서 내 누님같은 책장을 넘겼다. 아련한 추억으로만 여겨지던 금단의 지식이 십육년이라는 시간을 뛰어 넘어 마침내 그 베일을 벗고 세상에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5분 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세상에는 추억으로 남았을 때 더욱 아름다운 것들이 있다. 어떤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다. 평범하고 진부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무게가 느껴지는 세상사 이치를 난 항상 맨땅에 헤딩을 통해서 배우곤 한다. 주옥같은 질의문답들 중에서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저려오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들을 소개하며 감상을 마칠까 한다.

문 13. 브랑카의 피부는 왜 녹색일까?
A :(상략)자신의 육체만은 도저히 바꿀 수 없었던 그는 보호색이 없이는 밀림 속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직감했다."녹색 피부를 가지려면 풀을 많이 먹으면 될거야!"(중략) 하지만 생각처럼 잘 되지 않자 이번엔 풀과 잎사귀 즙을 몸에 발라 자신을 보호했다. 그러다 오랜 반복 끝에 완전히 피부 색깔이 바뀌어 더이상 바르지 않아도 만족할 만큼 진한 녹색을 띄게 되었다.(하략)

문 16. 브랑카 스테이지 왼쪽에 있는 집은?
A:(상략)얼피 보기엔 허술해 보이지만 냉난방은 물론 냉장고에 오디오 등 없는 게 없이 갖춰져 있고, 물론 전원은 여러분의 상상대로 브랑카의 인간 발전기에서 공급하고 있다.

문 29. 류의 일상 생활이 궁금해요?
A:(상략)류는 온 세계에 흩어져 있는 파이터들을 만나기 위해 비행기를 이용하지만 비싼 비행기표를 살만한 돈이 있을리 없다. 그래서 류는 이륙 직전 비행기에 뛰어 들어(대승용기술 사용) 착륙할 때까지 그대로 매달려 있다는 얘기다(목격자 왈)(하략)

문 39. 기억상실증에 걸린 캐미는 어떻게 자신의 나이를 알 수 있을까?
A:(상략)그러던 중 군대에선...프로젝트 연구에 박차를 가한다. 이리하여, 그 성과 중의 하나가 한 방울의 혈액에서도 성별, 연령(생년월일까지 알 수 있단다), 신장, 체중 등 모든 것을 알아낼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이었다.(하략)

문 68. 발록이란 캐릭터는 어디서 따온 걸까?
A:(상략) 또 언젠가는 스페인의 대명사, 투우사의 투우술을 도입하려 했던 적도 있었지만 이것도 성공하진 못했다. 그러나 투우에 대한 미련이 남았는지 스트리트 파이트에서 승리를 거두면 투우사의 승리의 함성인 "요롤라이 요롤레이히~"를 목청껏 소리 높여 외쳤다.

...하긴 입에선 불이 나가고 손바닥에선 장풍이 나가는 게임에 뭘 기대하겠느냐마는.
덧. 제가 사올 무렵만 하더라도 한 권 더 남아 있었습니다. 맥이 탁 풀리고 어깨가 처지고 미친놈처럼 웃음이 나오는 등등의 무슨 일이라도 감수하고서라도 꼭 보고 싶다, 하는 분은 얼른 아름다운 책방 광화문점으로 달려 가세요.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닙니다.


12. 하우스/휴로리/브라이언싱어

추천은 오래전부터 받았는데 땡기지 않아 미뤄놨던 <하우스>, 한 번 보자마자 정신 없이 빨려들어 사흘만에 시즌3에 진입했다.
치료를 위해선 폭력도 거짓말도 불사한다. 바이코딘을 철근같이 씹어먹으며 환자의 사생활을 까발리다가 총에 맞고 맘에 안드는 환자 똥구멍에 온도계를 꽂고 퇴근해버리는 등 인외마경을 고독하고 쓸쓸하게 걸어가는 희대의 괴걸 그레고리 하우스. 시즌1만해도 순진하고 똑부러졌던 주변인물들이 그의 감화를 받아 하나둘씩 수라도를 걸어가게 되는 과정은 필견. 곧고 바르고 따뜻하고 순진했던 캐머론양이 맘에 안드는 환자 살점을 잡아 뜯거나 마약을 먹고 동료 의사를 꼬시거나 환자를 팽개치고 옆에 있는 침대에서 사랑과 정열을 불태우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13. 이글아이/코엑스 메가박스

내가 진짜 보고 싶었던 영화는 <아내가 결혼했다>나 <미쓰 홍당무>였지만, 드글거리는 커플들 틈바구니에서 남자 둘이 볼 수 있는 영화는 액션영화밖에 없다는 고참의 현실론에 설득되어 상영작 중 유일한 액션물처럼 보이던 <이글아이>를 볼 수 밖에 없었다.
꿈을 포기한 결과는 가혹했다. 영화 상영 내내 침을 질질 흘리며 자다 깨다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결국 크레딧이 올라감과 동시에 씨발 소리와 함께 좌석을 박차고 나와야 했던 것이다. 카피에는 <조스>의 공포를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다는 호언장담이 실려 있었지만, 내 생각에 이 영화를 만든 작자들은 <조스> 시대에서 사고가 멈춰버린 것 같다. 만약 정말 인공지능 컴퓨터가 세상을 지배하게 된다면 가장 먼저 <이글아이> 감독과 각본가의 삼족을 멸하려 할 거라는 데 천만 터키 리라를 걸 용의가 있다.

<이글아이> 한 줄 감상 : 씨발.



차회예고

 <재림 절도범 방문기>
-그 남자가 있던 풍경-


커밍 쑨.
2008/10/31 22:16 2008/10/31 22:16

님은 먼 곳에

감상 2008/08/04 22:36

본지 이틀이 지났지만 난 이 영화가 하고 싶은 말이 뭐였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소화불량에 걸린 듯한 느낌을 안고 돌아와 이런저런 감상문들을 읽어보니 그게 그런 뜻이었구나, 하고 고개가 끄덕여지면서도 한편으로는 근데 씨발 그게 정말 그런 뜻이었어? 하는 찝찝한 기분이 가시질 않는다. 뭐 어쨌든 내 돈 내고 본 건 아니니까 불만은 없지만, 대장님이 다음에 보고 싶어할 영화는 기왕이면 코미디였으면 좋겠다.

수애가 부른 <님은 먼 곳에>가 이틀째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그렇게 노래를 잘 부른다는 생각은 못 해봤는데, 미묘하게 심금을 울리는 구석이 있는 목소리였던 걸까. OST에 반주 없이 목소리만 나온 트랙이 있으면 좋겠다.

2008/08/04 22:36 2008/08/04 22:36

2007. 6. 12

산란함이 없으면 일상 생활도 없습니다. 세간은 산란함 그 자체입니다. 산 속에 들어가서 좌선하는 게 산란함을 피하는 게 아니예요. 산란함이 없으면 삼매도 불가능합니다. 고요히 앉아서 좌선만 하는 게 그런 게 아니예요. 이건 불교가 아닙니다. 실제 일상은 이렇지 않습니다.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 생활이 산란합니다. 이제를 말하는 이유가 뭡니까. 세간살이를 말하는 겁니다. 세간 없는 출세간은 없어요.
그래야 뭐가 나오겠습니까. 자비로운 행위를 할 수 있지요. 세상 사람들 속에서, 함께, 향해서 하는 거 아니야. 대승은 세간을 확보하려고 합니다. 아예 생각조차 안하고 주는 무주처열반을 왜 대승 들어 처음 말했겠어. 대승 전에는 유여 무여 뿐이었다고. 무주처는 세간살이를 버리지 않겠다는 거예요. 산 속에서 고요히 좌선만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만행을 하는 게 그런 거예요. 수행을 한 다음에도 세간을 잊지 않기 위해서. 5식신, 일상생활. 여기서 삼매가 나온다는 겁니다. 그래서 행주좌와 다 선이 되고 삼매가 되지만 정말 삼매다운 삼매를 하려면 좌선을 하라는 겁니다. 사람 없는 한적한 곳에서 좌선을 해야 올바르게 삼매가 된다고. 하지만 어디 일상이 그러냐고. 초반에는 보고 듣기에 휘둘린다고. 좌선 하는 데에 걸어가고, 끝나면 돌아오고, 밥 먹을 때 보고 듣고. 모두가 산란한 행위라고. 24시간 사마디는 안 돼. 불교에서는 아주 좋지 않은 이미지라고. 따로 따로 떨어진 게. 외적 자극에 방어할 길은 없어. 외적 사마디는 항상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내적 충동, 마음을 다스리는 건 가능하지만 외적 자극을 없애는 건 불가능하다고. 사띠 수행으로. 아무리 사띠 해도 멸진정에 들지 않는 한 안된다고. 외적 자극에는. 그런데 불교는 이거까지 다 다루고 있다고. 산란함을 배척하는 게 아니야. 하지만 출세간주의지. 올바르게 자기가 서야 힘을 키워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거든. 뿌리가 없어 위태로운, 자기가 아닌 신에 의존하는 기독교의 사랑과 다른 점이 이거야.
삼매에 들면 너무 편하고 좋아. 사람 만나는 것도 시내 나오는 것도 싫어진다고. 그만큼 삼매의 맛을 즐겨, 탐이지. 색계무색계에도 탐이 들어가, 그래서 윤회를 하게 돼. 멸진정도 윤회야. 멸진정은 해탈도 열반도 아니라고. 다른 선정과는 달리 현행하지 않지만 말이야.

가라앉은 게 혼침. 도거는 들뜬 거. 대체로 학생은 도거야. 공부하니까. 책을 드는 순간 산란해지고 도거가 된다고. 사교입선은 일견 맞지만, 좌선을 하지 않을 때는 항상 책을 읽어야 균형이 맞는다구. 들뜰 때는 지난 날에 대한 후회가 들지. 그래서 도회라고 해. 도거와 후회를 같이 묶어서. 후회는 좋은 게 아니야. 참회는 지난 잘못을 반성하는 거지. 그런데 참회한 다음에, 정리한 다음에 또 떠올리면 그건 참회가 아니야. 번뇌가 있는 거라고. 선법이 아니야. 앞으로 그런 일을 하지 말아야지, 이건 선법이지만 이게 자꾸 떠오르면 불선법이 되는 거라구.



P교수는 이른바 인기교수는 아니었다. 그는 친하게 지내는 학생이라고 점수를 특별히 잘 주지도 않았고, 한 시간 내내 농담이나 하다가 나가버리지도 않았으며, 아무리 어눌하고 서툴러도 자기 생각을 말하는 사람의 말에 더 관심을 보이는 그런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싼 학비와 바꾸어 모아 놓은 강의록들 중, 수십번을 다시 봐도 지루하지 않은 것은 그의 수업뿐이다.

2008/07/25 21:10 2008/07/25 21:10

이명박 최고다

감상 2008/06/10 23:25

청와대 홈페이지가 다운되었다는 뉴스를 보고 호기심에 들어가보니 웬걸, 멀쩡하기만 하다. 혹시 게시판이 털렸다는 얘기를 저렇게 써놓은 건가 해서 메뉴를 클릭하려는데 뭔가 이상하다. 왜 클릭이 안 되는 걸까.

아니 이런 씨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거 그림이잖아...



......아......

......아, 세상에......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본래 기인이사들이 모래알같이 모인 곳이 실용정부인지라, 하루만에 십년의 시간을 거스르는 이인은 물론이요 귀신에게 땅을 사고 팔게 하는 괴인을 보고도 코웃음친 나이건만 트래픽 공격 대응책으로 275KB 짜리 캡쳐 한 장 걸어놓고 득의양양하고 있을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 하긴 2MB 안쪽에서 쓸 수 있는 방법이 어련하겠어. 아이디어 낸 사람 어깨 한 번 두들겨 주면서 용량 맞추느라 수고했다고 말이라도 해주고 싶지만 기왕 이렇게 막나갈 거면 공구리형 사진 옆에 "낮은 자세로 국민에 귀 기울일 것" 이 글씨나 지워버리던가. 보고 있는 내 얼굴이 다 화끈거리잖아...



공구리, 이번 시위는 또 어떤 식으로 빠져나갈까. 여태까지 공구리의 행동 패턴을 살펴 봤을 때, 카게무샤를 데려다가 대신 사과시켜서 얼렁뚱땅 시위대를 해산시킨 다음 "사실 진짜 나는 사과한 적 없다"라고 발뺌한다 그래도 그리 놀랍지는 않을 것 같다. 백만명이 아니라 60억 전세계인이 촛불을 들어도 끄덕도 안할 것 같은 기분도 들지만...
 
내일 아침이 밝으면 확실해질...까나?

2008/06/10 23:25 2008/06/10 23:25

P교수님의 강의록

감상 2008/04/24 21:15

2007. 6. 5

자성은 쉽게 이해시키려고 만든 이야기지, 엄밀하게 그게 아니라고. <중론>에서 "범부는 자성이 없다" 처럼 주장해.
"자성이 있지 않으니 없다", 이게 <중론>의 공성이다. 이걸 나쁘게 취해서 아무것도 없다고 해석하는 게 악취공이라고. <반야경>에서는 이걸 경계했지.

 탐착이든 번뇌든 심해지면 저절로 괴로워지는 거야. 좋아하는 여자 앞에 서면 자기 기대대로 그 사람을 생각하지. 그러나 그렇지 않아. 때문에 괴로워지는 거고. <반야경>에서 주는 사람도 없고, 받는 사람도 없고 주고 받을 물건도 없다는 거야. 그런데 여기서 아무 것도 없다는 게 아니지. 내가 뭘 주고 잊어버렸어. 그런데 이게 내가 사라지는 거고, 줬다는 사실도 사라지는 건가? 그렇지 않아. 그런 게 존재하지만, 준다는 관념이 없다는 거라구, 그거야.


 줄 때 머뭇거려, 주고 나서 섭섭해 해. 이건 주는 게 아니란 얘기야. 그런 의미에서 있지 않다, 없다는 거야. 이걸 인식론, 유식무경으로 확대시켜 가는 거야. 그래서 있지 않다는 것을 없다는 거야. 없다 하면 뭐가 들어가? 출세간에 들어가지? 그래서 없다는 게 있다는 거야.


2007. 6. 12
 

대승의 사유와 소승 독각승의 사유는 자비의 문제에서 매우 다르다고. 대승에서 왜 무주처열반을 말해? 생사에도, 열반에도 매이지 않은 무주처열반. 왜 이러겠어? 자비로운 활동을 하니까. 미워하는 사람은 다시 만나고 싶지 않지? 그래서 세상을 떠난다. 미움을 푸는 건. 이게 열반과 관계있어. 대승은 아예 미워하지 않아. 자비는 단순해. 안 만나면 돼. 세월이 지나면 자연스레 해결된다고. 하지만 만나면 또 미워져. 해결이 안 된다구. 좋아하는 사람, 그 사람이 있어도 그 앞에 안 서겠다구. 이 욕망을 해결하기 전에는.

미워하는 사람은 둘이야. 사랑하는 사람은 하나지만. 이게 세속제와 승의제야.

2008/04/24 21:15 2008/04/24 21:15